보도자료

소통공간 보도자료

작성자 : 다드림

등록일 : 2021.08.23
조회수 4549
[장애공감 제주사회]장애인 커뮤니티케어가 중요한 이유
[소통과 포용으로 장애공감사회 만들자]장애인 거주생활시설 '해안유진빌'
장애인을 위한 단기거주생활시설…제주 6호점
집으로서의 기능…밖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 쉼과 충전을 얻는 공간
사회적인지 기술교육훈련, 스포츠나 취미 같은 여가생활 등 지원
이용자의 권리 중심 & 동료들이 행복한 공간 추구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0일(금) 오후 5시 1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해안유진빌 김인숙 원장
 
이번에는 '소통과 포용의 발견! 장애공감사회를 만들어갑시다' 시간입니다. 오늘은 해안유진빌 김인숙 원장을 만나보겠습니다.
 
◇류도성> 간단하게 본인소개를 해주실까요?
 
◆김인숙> 안녕하세요? 저는 사회복지사고요 해안유진빌 원장 김인숙입니다.
 
◇류도성> 해안유진빌, 사회복지시설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곳인가요?
 
◆김인숙> 이름을 굳이 붙여야 했을까요? 되레 제가 청취자분들께 여쭤보고 싶어요. 발달장애를 갖고 계시는 우리 이웃이 사는 집이거든요. 그 분들 입장에서는 그저 우리 집인 거죠.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집에 특별히 간판이 있거나 이름을 붙이지 않듯이 말이죠.
 
그래서 그냥 해안유진빌입니다. 조금 설명을 할게요. 사회복지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소위 공급자 중심에서 드려야겠네요. 그것이 익숙하실 테니까요. 시설의 유형으로 구분하자면 장애인을 위한 거주생활시설입니다. 그 중에서도 장애인단기거주시설이라고 구분하죠. 제주에서는 6호로 지난 6월 14일에 개원했습니다.
 
◇류도성> 그럼 장애인단기거주시설과 장애인거주시설과 다른 것인가요?
 
◆김인숙> 조금 다릅니다. 우선 거주시설은 생활시설은 이용을 하게 되면 이용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죠. 반면에 단기거주시설은 말 그대로 단기로 이용기간을 제한을 두고 있어요. 단기거주시설의 설립취지는 두 가지 측면이 있죠.
 
장애인 당사자인 이용자에게는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다른 측면으로는 가족의 돌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서 일상적인 생활은 물론 경제활동이 원활하도록 단기간이나마 가족을 대신해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죠. 단기거주시설은 1개월씩 이용계약을 맺고 6개월에 이르면 재선정심의를 거쳐야 다시 이용계약연장이 가능한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류도성>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인숙> 집이에요. 우선 집으로서의 기능을 하죠. 잠자고 밥 먹고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밖에서 보내는 시간 외에 남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쉼과 충전을 얻는 공간인 거죠. 12명의 이용자가 함께 살아가는 집, 조금 다른 것은 사회복지사인 10명의 직원이 이용자의 삶을 거들어주고, 돕는다는 것이라고 할까요? 발달장애로 인한 사회적인 여러 제약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를 보다 더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이용자가 해안유진빌에서 편히 살 수 있도록 돕고 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아내고 지원해서 도민으로서 삶이 가능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요. 사회적인지 기술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일상생활 능력향상 훈련을 지원하고, 스포츠·문화·취미 등 여가생활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참여를 위해 여러 활동을 지원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보통의 삶이 실현되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당사자인 이용자의 인권보장을 위해서 이용자자치회의 운영을 지원하고, 인권지킴이단 조직·운영을 지원하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는 데에 돕고 스스로가 권리를 찾고 세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요.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어 일상생활유지를 도와 가족지지체계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가족을 위한 상담서비스와 이용자부모간담회운영을 도와 이용자를 대변하는 가족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운영에 반영하며 이용자의 권리가 바로세워질 수 있도록 하구요. 부모님들 간 교류를 돕고 관련한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를 둘러싼 가족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안유진빌 활동 모습. 해안유진빌 제공

 ◇류도성> 발달장애인 이제는 익숙한데요. 그래도 청취자들을 위해서 소개를 해주시면 어떻습니까?
 
◆김인숙>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유형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15개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거기에 발달장애라고 하나의 유형으로 적시되어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법령을 근거로 소개하면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그 밖에 통상적인 발달이 나타나지 않거나 크게 지연되어 일상적인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류도성> 최근에 '탈 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이 발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일선 복지현장에 계시는 원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인숙> 청취자분 중에서는 이 분야의 전문가도 계실 텐데 그래서 조심스럽네요. 다만 현장에 있고 당사자와 부모님들과의 최접점에 있는 저의 개인적 관점으로서 말씀드려볼게요. 기존의 장애인을 위한 시설들이 장애인복지분야에서 그간 기여를 해 온 것도 맞습니다.
 
다만 시설에 입소해서 생활하는 장애인당사자에게는 아쉬움도 있었죠. 원 가족과 자꾸만 멀어지는 것, 그렇지 않은 시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설들은 지역사회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다보니 물리적 거리로 인한 지역사회와 간극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럼으로 인해서 사회적인 역할과 국민으로서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행사하기 못하는 수동적인 삶으로 전략하게 되어버리는 그런 문제점들이 드러나게 된 것이죠.
 
시설이 집이라는 기능으로 다시 태어나고 우리가 집에 생활하듯이 환경과 사회적 제도나 여건을 재배치하겠다고 정부가 나선 것이라고 봅니다. 탈 시설화에 대한 민감한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표면상으로 단순히 반대의견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인디언 속담처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거기에는 장애와 비장애가 따로 있지 않죠. 함께 우리 사회가 팔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것들이 변화했어요. 지금도 변화하고 있고요. 복지분야 역시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죠. 복지가 수혜가 아니고 마땅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인 시대에 맞게 모든 것들을 순서대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의 정부정책 방향성은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안유진빌 김인숙 원장. 본인제공

◇류도성> 원장님께서 해안유진빌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인숙>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나는 이용자의 권리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것이죠. 그러면서 매번 묻게 됩니다. 듣게 되고요, 의논하게 되죠.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고 하잖아요. 이용자의 삶이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 될 수 있도록 거들고 돕고, 그 일을 지속하는 것.
 
다른 하나는 저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행복이죠. 하루 중 9시간은 일과의 3분의 1을 넘는 시간이고,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는 것이 그 동료들이죠. 뜻을 같이 하는 동지라고 할까요.
 
우리의 업무가 이용자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찾고, 돕고, 거들면서 끊임없이 지원하는 일입니다. 지원하는 사람이 먼저 행복해야 좋은 서비스가 나오고 우리 이용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이 두 가지가 제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류도성> 이용자의 '보통의 삶'을 지향하는 해안유진빌이라고 하셨는데요. 해안유진빌을 운영하시는 철학처럼 보입니다. 의미나 배경을 조금 덧붙여 설명해 주신다면요?
 
◆김인숙> 사회복지사 우리는 그런 견해 혹은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씀이냐면 장애인당사자를 대상으로 인식하고 바라보는 것인데요. 사회복지라는 것이 주 대상은 약자이고 지금까지 그래왔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대상이라고 인식해버리는 습성이 있죠.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복지 또한 권리로 많은 국민들이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상황적 약자, 늘 언제나 대상이 되기보다는 그 때, 그 순간, 그 일로써 약자로 인식하자는 것이죠.
 
약자를 칭할 때에도 무슨, 무슨 장애를 굳이 갖다 쓰지 않으면 어때요…해안유진빌 이용자 요렇게 칭해도 아무 상관 없잖아요. 돕고, 지원하고, 거드는 일은 목적을 위한 행위이고 과정일 뿐이죠.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아가도록 보통의 삶을 위한 과정인 거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그 약자를 선정하고, 결정하는 것 또한 당사자의 선택과 결정의 몫임을 인식하고 실행에 옮기자는 얘깁니다.
 
그러면 당사자인 이용자와 직원인 우리와의 관계는 대등해지지 않겠어요. 그것이 보통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해안유진빌의 추구하는 철학이라고 할까요? 복지실천은 고객의 아픔을 이해하고 기쁨을 더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해안유진빌 활동 모습. 해안유진빌 제공

 ◇류도성> 코로나19 감염위험이 재확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계실 듯 한데요. 어떠신지요?
 
◆김인숙> 발달장애인들에게 어려운 것 중에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일 겁니다. 일단 병원에 방문하는 것부터 당사자의 저항이나 거부감이 큽니다. 공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아프면 병원가서 진료 받고 약 먹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이 간단한 논리마저도 쉽지 않고 우선 경험수준이 미약하거든요.
 
장애인을 위한 주치의제도 내용이 좀 더 풍성해져서 실제적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고 건강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신을 접종받는 일마저도 난관이 많아요. 어렵게 어렵게 50%이상이 2차 접종을 마친 상황이지만 직원들은 아직도 매주 코로나 감염여부에 대한 선제검사를 받으면서 근무하고 있어요.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만나야 하는데 3단계부터 일체 귀가나 외출. 외박이 금지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입니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하루하루 더욱 세심히 배려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류도성>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김인숙> 이용자가 10명 이상에서 30명 미만의 소규모시설에 대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커뮤니티케어정책으로 미래에는 대규모시설은 사라지거나 다른 기능과 역할의 주체로 달라질 전망입니다. 지역사회 안에 소규모의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고 그 시설들 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져서 집과 시설의 중간정도쯤의 또 다른 시설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겁니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가 장애인당사자의 몫은 아니며 더군다나 그 가족의 몫만도 아니거든요. 아시다피 사회공동의 몫이 됐어요. 그래서 관심이 필요할 땝니다.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이란 생각이 듭니다. 함께 해야죠. 그것이 그 어떤 훌륭한 정책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일이고. 선제적으로 이뤄야 할 일일 겁니다. 

제주CBS 류도성 아나운서 ryuds@cbs.co.kr